세상사

정치와 종교 - 한국사회의 정치와 종교에 얽힌 에피소드들

rockfish 2021. 10. 1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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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무속논란이 당 경선에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 때문인지 하루는 윤 전 총장이 일요일에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했고 이 게 또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아무래도 무속에 미신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한 데 반해 종교는 거룩한 것, 도덕성을 키우는 것이란 이미지가 더 짙은 까닭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무속과 종교는 모두 인간의 신앙심에 기초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무속이 좀 더 체계를 갖춘 형태를 '무교'라 하여 종교로 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 전 선사시대에는 왕, 군장, 우두머리는 정치적 통치자이자 제사장, 무당 역할을 함께 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종교와 정치가 비슷한 점도 많이 있는 듯합니다. 

 

오늘날에도 종교와 정치가 얽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종교와 정치 밀월관계 에피소드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48년 제헌국회가 처음 열렸을 때 이승만은 임시의장으로 추대됐는데요. 거기서 의장석에 오른 이승만은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제헌국회의원 중 목사이기도 했던 이운영 의원이 있었는데 이승만은 이 의원에게 기도를 시킵니다. 

 

흥미롭게 제헌국회가 기도로 시작했고 국회의원들이 거기에 동참했습니다. 

 

헌법상 정교분리의 원칙에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은 있지만 하나의 해프닝처럼 넘길 수도 있는 장면이죠.

 

다만 극우 개신교 인사들이 다수 참여했던 서북청년회의 사례는 그와는 결이 다릅니다.  

서북청년회는 반공을 내세우며 폭력행위를 저질렀던 극우 테러조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어용 성격도 있었습니다. 이승만 정부와 서북청년회가 모종의 결탁을 했기 때문입니다. 

 

좌익 공산주의자를 척결한다는 명목 하에 무고한 민간인들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일들이 매우 많았는데요. 서북청년회에 개신교 인사들이 많이 가담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테러활동은 종교와 정치가 결탁한 어두운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과 같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도 개신교는 종교적 교리와 함께 반공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며 정권에 힘을 싣습니다. 그래서 보수 개신교가 독재정권의 비합법적 권력 쟁탈이나 부당한 통치 행위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세도 불려갔죠.

 

개신교만 어두운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불교의 대표적 종단인 조계종이 이명박 정부 때 권력과 결탁해 종단 내부의 명진 스님을 봉은사 주지에서 쫓아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명진 스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자신을 반정부 불교계 인사로 규정하고 종단에 명진 스님의 봉은사 주지직 퇴출과 승적 박탈 등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명진 스님으로서는 자신을 지켜줘야 한 종단이 권력과 결탁해 불법행위를 동조한 것인 셈이죠.

 

또 이명박정부는 명진 스님을 불법사찰했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한 번 더 쟁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 시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 등으로 있었고 이 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입니다. 

 

종교와 정치가 얽힌 다소 우스운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유명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불교홀대 논란을 빚었는데요.  당대표로 있었던 2019년 4월 초파일에 불교행사를 하면서 합장을 하는 등 불교 예식에 잘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한 번 더 사고를 칩니다. 2020년 설 명절을 맞아 이곳저곳에 선물을 보내면서 불교계에 육포를 보냈습니다. 살생을 금하고 육식을 하지 않는 불교계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선물이었죠. 당연히 실무진 실수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의적으로 그랬다면 대단히 큰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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