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도 치솟는 집값 걱정, 풀린 유동성에 부동산 과열 -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건 역부족?

rockfish 2021. 7.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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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선두 대선주자라 할 수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언론에 보도된 것 같은데요. 기사를 제대로 안 보고 제목만 봐서 정확히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분을 비난할 의도는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은 정부의 의지로 되기는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는 탓에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집값이 1년 새 14.6% 올랐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이 집값을 지수화한 주택가격지수(Case-Shiller house-price index)를 활용한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률입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탄식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통화 완화정책이 집값 상승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연방준비제도는 여전히 매추 강력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0% 수준인 데다 중앙은행은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해 자산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자산을 사는 만큼 돈은 시중에 풀릴 텐데요. 

 

제롬 파월 연준의장.

매월 1200억 달러를 뿌린다고 합니다.  가늠 조차도 안 되네요. 180조 원 정도 되려나요. 세부적으로 국채에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에 400억 달러를 써 사들인다고 합니다. 

 

국채나 주택저당증권은 모두 만기가 꽤 깁니다. 주택저당증권은 금융기관이 주택을 담보로 만기 20~30년짜리 장기대출을 해준 주택 저당채권을 대상자산으로 해 발행한 증권이란 뜻입니다. 

 

국채나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이면서 시장의 장기 금리를 억누르는 것이죠.

 

이런 방침이 대단히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말이죠. 실업률이 높은 데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다만 미국에서도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연 4.9%대로 올랐고 상품과 노동력 공급 부족 조짐이 강합니다. 미국의 애틀랜타 연방준비 은행은 올해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연단위로 환산했을 때 8.3%가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이게 맞다면 미국은 코로나19로 상실한 생산량을 모두 회복할 뿐 아니라 오히려 거기서 생산량이 늘어난 게 됩니다. 

 

최근 자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하고 있는 탓에 낮게 유지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합니다. 

 

통화당국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과열과 불경기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카플란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주택저당증권 매입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와 부작용들이 있다. 그 중 집값 급등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연준 통화정책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이 자산매입을 중단할 준비가 아직 안 돼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가 제시한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산별로 다른 속도로 테이퍼링을 하는 방식을 내놓았습니다. 

 

즉 국채매입을 줄이는 속도는 완만하게 하되 주택저당증권 매입은 빠르게 줄여나가는 식입니다. 

 

다만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주택저당증권 시장이 더 폭 넓은 금융시장과 통화 조건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다면 모르지만 주택저당증권 수익률도 국채 수익률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설령 연준이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이지 않는다 해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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