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브라질의 윤석열' 자이르 보우소나르 영어의 몸에서 자유의 몸 되나? 룰라 실권 가능성 가시화

rockfish 2026. 10. 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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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아들이, 연임을 노리는 이재명을 꺾고 대통령이 되는 시나리오가 상상이 되시나요? 브라질에서 눈 앞에 두고 있는 일입니다. 

 

윤석열은 아들이 없고, 이재명은 연임할 수 없으니 좀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바꾸면 장동혁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 뒤 윤석열 사면을 선고 공약으로 내걸고, 김민석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고 가정해 볼 수 있을 텐데요. 결국 장동혁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상황입니다. 덧붙이자면 김건희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되고 친윤파 여럿이 국회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에 오른 상황이기도 합니다. 

 

브라질에서 거의 정확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디 이코노미스트는 16일 "보우소나우 가문의 귀환"이란 제목으로 "유권자들은 플라우비우 보우소나루를 차기 대통령으로 세울 것이 유력시된다"고 내다봤습니다. 

 


 

1년 전만 해도 브라질의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창시한 포퓰리즘 우파 운동인 보우소나루주의(bolsonarismo)는 침체에 빠져 있었습니다. 보우소나루는 2022년 자신의 숙적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에게 재선 도전에서 패배한 뒤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증거는 명백했습니다. 수사관들은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려 했던 법령 초안과, 대통령을 독살해 암살하려는 계획을 발견했습니다. 브라질에서 대통령은 룰라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우소나루의 유죄 판결로 급진적인 그의 정치운동이 막을 내리고, 거의 10년 동안 브라질을 괴롭혀온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보우소나루 가문은 정치적 재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듯합니다. 출마가 불가능해진 보우소나루는 장남 플라비우를 선택해 이달 브라질 총선에서 룰라와 맞붙게 했습니다. 10월 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는 예상보다 선전하며 47%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룰라는 45%를 얻었습니다(차트 참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는 10월 25일 결선투표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1985년 브라질이 민주주의 체제로 돌아온 이후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은 약 8%의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들은 대체로 우파 성향입니다. 브라질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이자 전국 선거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하는 미나스제라이스주에서는 플라비우가 5%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보우소나루의 자유당은 상원의 의석을 두 배 이상 늘려 전체 81석 가운데 28석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극도로 분열된 브라질 하원에서도 최대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혔습니다. 룰라의 동맹 세력 가운데 새로 상원의원이나 주지사에 당선된 인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마치 텔레노벨라(중남미 연속극)에나 등장할 법한 인물들로 구성된 보우소나루 가문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승리의 밤이었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세 번째 부인이자 신을 두려워하고 성형수술을 좋아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미셸 보우소나루는 플라비우의 둘째 동생 카를루스 보우소나루와 함께 상원의원이 됩니다. 막내아들 자이르 헤난은 연방 하원의원이 됩니다.

플라비우의 핵심 공약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복역 중인 아버지를 사면하는 것입니다. 보우소나루는 오래된 부상 때문에 현재 가택연금 상태로 형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플라비우는 또 다른 형제인 에두아르두도 사면하려 합니다. 에두아르두는 현재 텍사스에서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자신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들에게 제재를 가하도록 로비해 아버지에 대한 기소 절차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혐의로 궐석 상태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범위한 정치적 환멸이 드러났습니다. 유력 후보들은 TV 토론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 낮았습니다. 유권자 1억5,800만 명 가운데 3,300만 명 이상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으며,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기권율입니다. 선거가 실시된 주의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거의 3분의 1이 자신이 누구를 선택할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고급 주거지역에 있는 한 투표소 밖에서 만난 침울한 표정의 24세 남성은 이번 선거에 대해 “장례식 같은 분위기”라고 표현했습니다. 그의 친구는 “덜 나쁜 쪽을 고르는 것일 뿐”이라며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깊은 성찰의 시작

브라질 국민은 3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이제 거의 81세가 된 룰라에게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의 노동자당(PT)은 지난 24년 가운데 18년 동안 집권했습니다. 브라질의 가난한 내륙 지역 출신으로 노동조합 지도자를 지냈던 룰라는 젊은 브라질인들, 특히 남성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들은 노조 일자리보다는 플랫폼 노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기보다는 기업가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PT에는 과거 집권 기간에 터진 두 건의 대형 부패 스캔들의 상흔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수사로 룰라는 부패 혐의로 1년 반 동안 수감됐지만, 그의 유죄 판결은 2021년 뒤집혔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이후 룰라의 측근 그룹은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그의 주변은 불편한 진실을 말하기를 꺼리는 아첨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부하들은 룰라를 브라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가라고 추켜세웁니다. 그들은 그의 과거 업적과 기근에 시달리던 고향에서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온 그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선거운동 현장에서 룰라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거의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현실과의 괴리는 일요일 밤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룰라는 “솔직히 1차 투표에서 이길 줄 알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여론조사가 접전 끝에 결선투표가 치러질 것임을 보여주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룰라는 경제에 대한 불만 때문에 더욱 타격을 입었습니다. 많은 유권자는 2010년대 초 룰라가 후계자로 지명했던 지우마 호세프 정부에서 발생한 재앙적인 경기침체에 대해 아직도 PT를 용서하지 않고 있습니다. 룰라의 세 번째 임기에는 정부의 방만한 지출 정책으로 재정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습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와 기업, 정부의 부채 비용도 높아졌습니다. 실질소득이 소폭 증가하고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정체감이 만연해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인 비지갈에 사는 22세 주부 마리아 모우라는 “이제 고기 1㎏을 사려면 하루 일당으로도 부족합니다”라고 불평합니다. “청구서 금액은 계속 오르고, 빚도 계속 늘어납니다.”

2022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간신히 승리했던 룰라는 자신의 위임을 잘못 이해했을지도 모릅니다. 상파울루의 자유주의 싱크탱크 리브리스(Livres)의 마그누 카를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PT에 배신당했다고 느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2022년 폭넓은 연립정부가 구성될 것이라는 생각을 믿고 룰라에게 투표했습니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사회의 다른 부문에 더 귀를 기울이며, 비판을 악마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룰라에 대한 지지를 유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당선 가능성이 낮은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했습니다.

지저분한 부패 스캔들도 선거 내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반기득권 정서를 부추겼습니다. 그 중심에는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 사기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은행가 다니엘 보르카루가 있습니다. 그는 모델과 성매매 여성, 브라질의 유력 정치인, 대법원 판사들을 초대해 호화로운 파티를 여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보르카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룰라가 이 스캔들에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지만, 그 여파는 룰라에게까지 미쳤습니다. 룰라는 보르카루와 연관된 대법관이자 보우소나루에 대한 기소도 감독했던 알렉상드르 지 모라이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9월 중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유권자들이 플라비우보다 룰라에게 더 큰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법원에 대한 반감은 선거가 치러진 주간에 파라나주의 주도 쿠리치바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이곳은 보우소나루 지지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거대한 포스터에는 대법관들이 죄수복을 입고 철창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등장했고, 대법관을 본뜬 인형들을 한데 모아 교수형에 처한 것처럼 묘사한 합성 이미지도 있었습니다.

이제 보우소나루는 상원에서 대법관 탄핵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동맹 세력을 갖게 됐습니다.

룰라에게도 아직 근소한 승리의 길은 남아 있습니다. 그는 투표율을 높이고 군소 대선 후보들의 지지표를 끌어와야 합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현금 지원을 늘리거나 인기가 높은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습니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치인인 만큼, 여전히 예상을 뒤집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험난합니다.

정권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 커 보입니다. 상파울루에 사는 65세 사업가 아나마리아는 플라비우에게 투표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부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을 계속 이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녀와 같은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원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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