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안전한가?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 신호' 강해지는 중

rockfish 2026. 8. 1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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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여전히 견고해 보이는데요. 

 

다만 근래 들어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에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만약 금융 위기가 발생한다면 이전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디 이코노미스트는 18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을 지냈던 마틴 J. 그루엔버그와 인터뷰 내용을 실었습니다. 그는 매우 큰 위기가 올 가능성을 경고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 시스템의 안전 장치들을 상당 수 제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금융 시스템에 세 차례 중대한 위협을 경험했습니다. 각각은 규제 완화와 느슨한 감독이 이어진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네 번째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1980년대의 저축대부조합(S&L) 위기는 저축기관들이 자기자본 요건이 취약한 상태에서 고위험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 뛰어들었고, 감독당국은 이를 묵인하면서 발생했습니다.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감독 실패와 함께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및 이를 부추기기 위해 만들어진 증권화 상품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제한할 충분한 자기자본을 요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습니다. 2023년 지역은행 연쇄 파산에 앞서서는 바로 위기의 중심에 있었던 금융기관들에 대한 자기자본·유동성 요건과 감독 기준이 완화됐습니다. 세 경우 모두 금융 시스템이 비교적 안정적인 시기를 거치면서 과거의 교훈이 무시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의 교훈을 무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명령과 연방 금융 규제기관 전반에 걸친 대규모 인력 감축을 통해 규제의 정치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러한 실패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 금융위기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재무부는 규제 자체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동시에 신용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위험합니다. 바로 이런 때일수록 금융 안전장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행정부가 금융 규제를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째, 독립 규제기관에 정치적 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행정명령 14215호는 연방준비제도(Fed)를 규제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까지 포함해 모든 연방 금융 규제기관을 백악관의 통제 아래 두도록 했습니다. 여기에는 모든 규제 조치와 정책, 전략계획, 기관 관련 법률에 대한 해석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대법원이 과거 ‘독립적’이라고 여겨졌던 금융 규제기관의 수장을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판결로 더욱 힘을 얻게 됐습니다. 이미 여러 기관의 예산 및 인력 관련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둘째, 금융 위험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기관들의 조직이 사실상 속이 비어가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연준은 연방준비제도 전체에서 약 2,400명, 즉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5개월 뒤에는 워싱턴에 기반을 둔 감독·규제 부문의 인력을 2026년 말까지 30%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다른 연방 금융 규제기관들도 20~30% 규모의 인력 감축을 시행했거나 계획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무려 약 90%에 달하는 인력 감축안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처럼 경험 많은 지도자와 조직의 기억, 그리고 검증된 판단력이 사라지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특히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2023년 지역은행 위기를 촉발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대해 연준이 실시한 조사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대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은행에 대한 감독 과정에서 은행 검사관이 부족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후 두 기관에서 추가로 수백 명의 검사관이 사라진 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은행 감독의 범위도 축소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연준은 ‘감독 운영 원칙에 관한 성명서(Statement of Supervisory Operating Principles)’를 배포했습니다. 핵심 지침은 “검사관과 기타 감독 담당자들은 금융회사에 중대한 재무적 위험이 있는지에 관심을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안전성과 건전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과정이나 절차, 문서화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이러한 우선순위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근시안적인 발상입니다. 금융 감독은 중대한 금융 위험이 이미 발생한 뒤 이에 대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감독의 목적입니다. 여기에는 금융기관 자체의 위험 식별 및 관리 체계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2023년 지역은행 파산에서 핵심적인 쟁점이었습니다. 2026년 4월 연준이 감독 원칙을 개정하면서 권고성 문구를 추가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행정부의 규제 완화 캠페인을 구성하는 세 번째 요소는 자기자본 기준을 낮추는 것입니다. 연방 은행 규제기관들은 규모가 크고 금융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레버리지 자기자본 요건과 위험기반 자기자본 요건을 모두 완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금융 사이클이 돌아서 경기가 악화될 때 이들 은행이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규제기관들은 이미 이들 은행의 레버리지 자기자본 요건을 거의 30% 낮추는 규정을 확정했습니다.

자기자본은 금융 안정성의 토대입니다. 자기자본이 있어야 은행은 신뢰를 유지할 수 있고, 호황기와 불황기를 막론하고 경제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은 손실을 감당하기에 충분한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으며, 결국 정부로부터 수천억 달러의 지원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기서 얻어야 할 명백한 교훈은 금융 여건이 양호할 때 자기자본 수준을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자본 요건이 은행의 활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주장은 실제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을 종합하면 금융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게 됩니다. 무엇이 걸려 있는지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러한 규제 완화 정책과 금융 감독기관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움직임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또 다른 금융위기가 머지않아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상황이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의존하는 기관들이 그 피해를 제한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경험, 자원을 갖추지 못한 상태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마틴 J. 그루엔버그는 2012~18년과 2023~25년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예일대학교 금융안정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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