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내실화, 금호석유 아모레퍼시픽 주주가치 개선 기대 높아져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관계부처에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장려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주주환원 정책이 미약했던 기업들의 주주가치 개선 기대가 높아졌다.
정부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소액주주 권리 강화 정책으로 재벌 등 기업집단 총수의 경영권에 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하며 소액주주의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등장으로 총수일가를 향한 경영권 압박과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진 상황에서 정부도 정책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총수의 지분과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산했을 때 전체 50% 미만 상장사가 상당수다. 삼성전자만 해도 총수와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의 지분을 다 합쳐도 20%대인데 소액주주 지분율은 62.5%에 달한다.
기업 의사결정에서 소액주주 발언권이 강해지며 여태껏 소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기업 내부에 쌓아 놓은 현금 유보액이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가치가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금호석유, 아모레퍼시픽, KG이니시스, 오뚜기, 현대그린푸드, 고려아연, 대림산업 등을 향한 주주환원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석유는 국내 정유, 화학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7%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석유 업황 개선에 따라 현금 유입이 늘며 배당여력이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의 금호석유 지분율은 6.7%리며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합쳐도 25%가 못된다. 반면 국민연금은 8.5%, 블랙록은 6.2%, 소액주주들은 42.3%를 들고 있다.
'오너리스크'의 부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향한 명분에도 힘이 실렸다.
박 회장은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법원은 박 회장이 74억 원의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
아모레퍼시픽도 투하자본이익률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을 향한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투하자본이익률은 기업이 영업활동에 투입한 자산으로 얼마만큼의 영업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투하자본이익률이 높으면 기업의 유보금을 재투자해 영업이익을 높여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게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배당금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게 효율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에 14% 수준이던 투하자본이익률이 떨어져 2018년에 6%대로 떨여졌다. 윤재성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인수합병이나 신규사업 투자 없이 현금을 7천억 원 이상 들고 있다"며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에 현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법무부와 금융위는 전자투표를 통한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 확대, 주주총회일 분산 등 소액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방법들을 마련하고 있다. 5월에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경영진을 평가하고 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경영투명성과 건실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경영자를 대변하는 단체와 경제 정의를 추구하는 시민단체는 각각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