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라비아 반도에 또 다시 오일 붐, 중동은 오일 머니로 뭘 하려 할까

rockfish 2022. 10. 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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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경제가 여러 방면에서 신음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산업별로 경기가 꺾이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거기에 물가는 상승하고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금리는 오르고,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쳐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에 웃고 있는 지역도 있습니다. 어디일까요? 

 

바로 아라비아 반도의 산유국들입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거듭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경기 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데요.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장률은 7.6%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수치죠.

 

고유가 덕분에 산유국들에 돈이 쏟아지는 상황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산유국들의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는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하우디를 직접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오며 굴욕을 맛봤습니다. 독일 슐츠 총리도 사우디에 방문해 에너지 외교를 펼쳤죠. 

 

이렇게 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습니다. 전쟁은 유가를 끌어올리며 산유국들의 영향력을 높인 측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과거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했던 에너지 흐름이 경제제재 등의 이유로 끊기며 유럽 국가들은 그 대안으로 중동 산유국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고요.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에너지 수출의 경로를 중국과 인도로 옮겼습니다. 

 

중동 산유국들의 목소리가 커진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이와 더불어 중동 지역의 변화상도 엿보입니다. 단순히 기름을 팔아 돈을 버는 데서 기름을 판 돈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도 그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제 중동은 월드컵 유치를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지역이 된 것이죠. 

 

또 두바이는 금융과 상업의 허브로서 점점 더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이는 비슷한 역할을 하는 홍콩과 런던이 점차 그 힘을 잃어가는 것과 대비되기도 합니다. 홍콩은 중국 때문에, 런던은 브렉시트 때문에 예전의 위상을 상실하고 있는데 그 틈을 타 두바이는 점점 더 글로벌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고유가 덕분에 찾아온 중동의 호황은 유가가 떨어지면 사그라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죠.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고유가 상황에서 잠깐 호황이 누리다가 유가가 떨어지자 금새 주저 앉은 일이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유가 상황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적응이 되면서 저유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일도 있었죠.

 

하지만 기존 산유국들의 지배력 강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상당히 구조적으로 진행되는 흐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탈탄소를 외치는 현 상황이 역설적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몇 년간은 석유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탈탄소를 외치는 상황에서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들 사람도 없을 겁니다. 결국 기존 산유국의 지배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 그리고 꼭 제재가 아니더라도 유럽 각국은 러시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중동의 석유, 천연가스를 찾는 손길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막대한 오일 머니는 중동에서 사업을 하거나 중동 국가를 파트너로 하는 사업자들에게 커다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중동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죠. 중동 지역에서 업력이 많은 국내 건설사, 중동의 석유나 가스를 운반하는 데 쓰이는 배를 만드는 조선사, 한류를 수출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 다양한 업종들이 중동에서 잠재력을 뽐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중동 산유국들이 궁극적으로 뭘 원하는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중동 산유국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탄소중립으로 향하는 에너지 전환일 수 있습니다. 

 

이들의 경제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에 국제유가에 따라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종국적으로 탈탄소 사회가 되면 국가경제가 뿌리채 흔드릴게 됩니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통해 남들보다 앞서 저탄소 경제구조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다시 에너지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에 중요한 매개체가 수소입니다, 그래서 중동이 의외로 수소사업에 진심인 것을 보게 되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일조량이나 바람 등 자연 에너지가 풍부한 편인 데다 인구 밀도가 낮아 발전소 건설에 유리합니다.


에너지전환 시대에는 수소 수출을 통해 석유, 가스 수출을 대체할 수 있다는 복안도 마련돼 있습니다.


사우디가 대대적으로 추지하는 네옴시티 계획에서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활용한 세계 최대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세우는 계획도 담겨있는데요. 화석연료에서의 주도권을 수소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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