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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는 결국 에너지 패러다임 최종 목적지?

rockfish 2022. 7. 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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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세상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번 주제는 수소경제인데요...

 

한동안 핫했던 수소경제 이야기가 요즘은 다소 시들시들해진 모양새입니다. 

 

지난 문재인정부에서 강력하게 밀었던 경제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였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불확실성은 다소 커질 수밖에 없지 않냐는 심리도 있는 듯 하고요. 

 

워낙에 경제상황이 안 좋고 특히 에너지 공급난 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수소 논의는 약간 한가한 얘기처럼 되버린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따져보면 지금이야말로 수소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체감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에너지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등이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기후위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후위기는 탄소배출 과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요. 

 

또 최근 에너지 공급난의 또 하나의 원인은 자원의 편재성 탓일텐데 가령 러시아에 천연가스 매장량이 많기 때문에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자원의 무기화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유럽에선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습니다. 

 

청정 연료인 수소는 기후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데다 연료 자원의 편재성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이 수소의 중요성이 더 부각될 수도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왜 탄소사회의 대안이 수소사회인 것일까요?

 

수소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연료란 점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만 몇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이미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했는데 수소가 왜 필요하냐는 거죠. 깨끗한 수소를 생산하려면 결국 풍력이나 태양광에서 발생한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상식적으로 풍력, 태양광 에너지를 바로 전기로 사용하는 게 유리하지 전기로 만들었다가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로 다시 전기를 만드는 일은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일단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자연 환경에 의존하는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일조량이나 바람을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만약 신재생에너지에만 에너지를 의존한다면 자칫 급작스럽게 에너지 사용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람이 적게 불거나 흐린 날이 지속돼 태양광 에너지 생산이 저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떤 때는 에너지 생산량이 평소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생산이 많다고 그 상태로 저장했다 부족한 날 꺼내 쓸 수 없기 때문에 잉여 에너지는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로서도 잉여 에너지 저장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여러 한계점들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잉여 에너지로 수소를 만든다면 많은 추가 비용 없이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 재생에너지 역시 화석 연료와 마찬가지로 지역이나 나라 별로 많이 생산되는 곳과 적게 생산되는 곳이 구별됩니다. 풍력과 태양광도 적합한 곳이 따로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분히 에너지가 생산돼 남아 도는데 어떤 곳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남아도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에너지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에너지 부족 국가들은 지금처럼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탄소제로는 요원해집니다. 

 

이 때 재생에너지 잉여 지역에서 부족 지역으로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수소입니다. 

 

결국 수소사회는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종착점일 수밖에 없는 셈이죠. 

 

여기까지 수소경제에 대한 제 생각이었는데요. 뭐 미래야 알 수 없는 거니까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방향성 만큼은 분명하지 않나 싶네요. 물론 또 누군가 더 획기적인 뭔가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만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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